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캠프가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대선 후보 선출 투표 결과에 정식 이의제기를 하고 나섰다.

이의제기의 근거는 정세균 김두관 후보 등 본선 도중 사퇴 후보의 득표를 무효표처리한 것이 오류라는 설명이다. 두 후보의 사퇴전까지의 득표는 유효표인데도 모두 무효표 처리하는 바람에 턱걸이로 과반을 넘겼을 뿐 유효표로 산입할 경우 과반을 넘지 못해 결선투표를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 이낙연 캠프 주장이다.

홍영표 설훈 등 이낙연 캠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11일 오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잘못된 무효표 처리 바로잡아야 한다”며 “이재명 후보 득표율은 49.32%로 결선투표 진행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홍영표 의원은 회견문을 낭독하면서 “특별당규에 대한 지도부 판단에 착오가 있다”며 “당헌당규를 오독해서 잘못 적용하면 선거의 정통성이 근본적으로 흔들릴 수도 있다. 당원과 유권자들의 표심이 뒤바뀔 수도 있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10월10일 민주당 선관위와 지도부의 경선 결과 발표가 명백히 당헌당규에 위배된다는 근거로 “법문은 평상문처럼 확대 해석하면 안 된다”며 “문구 그대로 적용해야 하며, 단어의 정의, 범위, 대상, 효력 등을 치밀하고 정확하게 적용해야한다”고 밝혔다. 특히 특별당규 제59조1항에서 ‘경선 과정에서 후보자가 사퇴하는 때에는 해당 후보자에 대한 투표는 무효로 처리한다’고 규정한 것을 두고 홍 의원 등 이낙연 캠프는 “사퇴한 후보에게 투표한 것은 무효이고 사퇴하지 않은 후보에게 투표한 것은 유효투표”라며 “9월13일(정세균 후보 사퇴일) 이전에 정세균 후보에게 투표한 2만3731표와 9월27일(김두관 후보 사퇴일) 이전에 김두관 후보에게 투표한 4411표는 사퇴하지 않은 후보에게 투표한 것이므로 당연히 유효투표”라고 밝혔다.

특별당규 제60조제1항은 “선거관리위원회는 경선 투표에서 공표된 개표결과를 단순합산하여 유효투표수의 과반수를 득표한 후보자를 당선인으로 결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두고 홍 의원은 “9월13일 이전에 정세균 후보에게 투표한 2만3731표, 9월27일 이전에 김두관 후보에게 투표한 4411표는 이미 순회경선에서 선관위가 개표결과 발표 때 유효투표로 공표한 것”이라며 “이후 무효라고 별도 공표나 의결이 있지 않았다. 당연히 10월10일 최종 결과 발표 때 ‘단순 합산’에 포함되는 것이 당헌당규에 맞는다”고 반박했다. 홍 의원은 “선관위원장이 개표결과를 공표한 순간 유효투표로 확정되는 것이어서 후보자가 사퇴했다고 소급해서 무효화할 수는 없다”며 “이번 경선에서 후보 사퇴로 인한 무효표는 선관위가 발표한 2만8399표가 아니라 김두관 후보가 사퇴한 이후 제주와 부울경에서 얻은 257표”라며 “10월10일 선관위 발표는 명백한 당헌당규 위반”이라고 설명했다.

홍 의원은 “당헌당규를 제대로 적용하면 이재명 후보의 득표율은 49.32%이며, 과반에 미달했다”며 “당헌당규에 따라 결선투표가 반드시 진행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실제 민주당이 지난해 8월29일 제정한 ‘제20대대통령선거후보자선출규정’이라는 특별당규를 보면, 후보자의 사퇴를 규정한 ‘제59조제1항’은 “경선 과정에서 후보자가 사퇴하는 때에는 해당 후보자에 대한 투표는 무효로 처리한다”고 나온다. 여기서 문제는 후보자가 사퇴했을 때 무효로 처리하는 후보의 득표를 사퇴 이전과 이후 모두 무효로 할지, 사퇴 이후의 투표만 무효로 할 지가 명확히 나타나 있지 않다는데 있다. 이런 탓에 당 지도부와 선관위가 기존에 발표한 사퇴후보의 사퇴전 득표수까지 무효로 집계하는 방안과, 사퇴전 득표수는 유효로 해야 한다는 반론이 모두 가능하다. 전자와 후자의 해석 중 하나를 명확히 판단하지 않아 이런 문제를 낳았다. 더구나 이미 정세균 김두관 후보의 득표수를 전 국민에게 다 발표를 한 상태에서 사퇴했다고 발표한 내용까지 무효표 처리해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반론을 낳은 면도 있다.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경선도중 사퇴한 후보에게 투표한 것은 그 경선 에서는 당연히 무효가 되는 것이지만 그 무효는 앞으로 무효라는 것이지 소급하여 원래부터 무효라는 것은 아니다”라며 “민법상 무효는 이렇듯이 소급적 무효와 장래로의 무효라는 두 종류가 있는데, 이미 유권자의 의사가 표시된 것을 처음부터 없는 것으로 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썼다. 특히 각종 선거에서 후보의 득표율을 계산할 때 분모에서 무효표를 빼고 하지는 않는다는 설명이다. 홍 후보는 “선거의 기본 원리도 모르는 민주당식 억지 논리”라며 “민주당은 당규 해석을 잘못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이재명 후보 측은 이미 과거에도 이 같은 사례에서 사퇴후보의 사퇴 전 득표를 모두 무효처리한 전례가 있다는 입장이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 10일 밤 KBS ‘뉴스9’와 화상 인터뷰에서 이낙연 후보의 이의제기를 두고 “선거를 주관하고 있는 당 선관위 그리고 당 지도부에서 당헌, 당규를 합리적으로 다 해석해서 잘 처리할 것으로 믿는다”고 답했다.

이재명 후보 캠프의 박주민 의원은 11일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무효라는 건 원천적으로 없었다라는 의미의 용어”라며 “과거 사례를 보니 2002년도 대선경선 당시 유종근 후보가 중도사퇴를 했는데 당시 유 후보가 제주와 울산 경선에서 얻었던 표가 다 원천무효로 처리된 바 있다”며 “정동영 후보가 나섰던 2007년 대선경선 당시에 유시민 후보가 중도사퇴를 했는데, 무효표 처리했고, 2012년도 대선경선 당시도 이런 논란이 있었는데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처리가 됐다”고 반박했다. 박 의원은 “지금 규정을 원천무효로 해석하는 선관위 해석은 맞는 것 아닌가 이렇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3차 선거인단 투표 이낙연 62.3% 대 이재명 28.2%, 뭘 의미하나

한편, 이 같은 갈등의 불씨가 된 것은 대장동 사업 특혜 의혹에 따른 여론이 막판 경선결과에 반영된 측면도 있다. 마지막 3차 선거인단 집계결과 24만8880명의 투표자 가운데 이낙연 후보가 무려 15만5220표를 얻어 62.37%의 득표를 얻은 반면, 이재명 후보는 7만441표(28.30%)에 그쳤다. 이전 경선 투표결과 어디에도 이 같은 결과가 나온 적이 없었다. 결국 막판에 대장동 이슈가 여론에 크게 반영됐다는 해석을 낳았다. 이럴 경우 자칫 이재명 후보가 선거국면에서 더 큰 민심이반 현상을 낳아 본선에서 더욱 고전할 것이라는 예상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에 박주민 의원은 ‘대장동 요소가 영향을 미친 거라고 봐야 되느냐’는 김종배 진행자 질의에 “그렇게 보기 애매한 게 서울지역 권리당원 투표가 같은 시기에 있었는데 그 흐름하고도 배치가 되고 두 번째는 최근에 여론조사 결과 흐름과도 다르지 않느냐”며 “그래서 도대체 어떤 이유일까에 대해서 저희들도 단정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답했다.

조현호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