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집 마련 어려움 호소 매경 기자들 “연봉 꼴등 수준”
내집 마련 어려움 호소 매경 기자들 “연봉 꼴등 수준”
노조, 한경·서경과 연차별 연봉 비교
“취재비 비중 큰 현 임금체계 문제”
임금 개선요구… 내 집 마련 어려움 호소

매일경제 기자들이 연차가 높아질수록 경쟁사인 한국경제와 서울경제 임금 수준에 크게 못 미치는 상황을 우려했다. 좋은 인재를 계속 매경에 잡아둘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도 했다.

매일경제 노동조합(위원장 김슬기)은 임금 체계 문제점을 지적하는 여러 조합원 이야기를 지난 6일자 노보에 담았다. ‘매경노보’에 따르면 경제지 중 유료부수 1위인 매일경제 임금 수준이 경쟁사인 한국경제와 서울경제 임금 수준에 턱없이 못 미친다고 밝혔다. 특히 연차가 높아질수록 그 차이는 점점 벌어졌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매경미디어그룹 사옥 앞. 사진=정민경 기자.
▲서울 중구에 위치한 매경미디어그룹 사옥 앞. 사진=정민경 기자.

매경 기자직군 대졸 초봉(2021년 입사자 기준·취재비 등 제외)은 3722만원, 한경은 3562만원, 서경은 3562만원이다.

하지만 5년차에서는 두 회사 평균 대비 약 500만원, 10년차에서는 약 1000만원, 15년차에서는 약 1300만원까지 연봉이 벌어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노조는 “세 경제지 임금 시스템은 연봉과 더불어 월 100만원 이상의 취재비를 현금으로 지급하는 방식이 거의 동일하다. 취재비를 포함한 총 지급액을 비교하더라도 매경은 15년차 기자의 경우 서경 대비 약 1000만원, 한경 대비(법인카드 포함) 약 1400만원의 ‘임금 격차’가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했다.

매경 노조는 복지를 포함해 임금 격차가 심하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거기다 경쟁사인 한경은 최근 몇 년 새 1~2개월 급여에 준하는 ‘폭풍 성과급’까지 지급 중이다. 2020년 신입사원 기준으로 460만원 차이가 나는 두 회사 성과급까지 더해지면 한경과는 15년차 기자 기준으로는 연 2000만원 수준의 ‘어나더레벨’ 급여차가 생기는 셈”이라며 “이 수치는 한경이 기자들에게 복지혜택으로 적립해주는 연 60만원의 IRP(퇴직연금) 적립금은 제외한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10년차 이상인 매경의 A기자는 노보에 “입사 당시만 해도 매경 연봉이 경제지 중에서 가장 높은 건 물론이고, 조중동 등 종합지와도 겨룰 만했다. 당장 내가 받는 박한 연봉이 문제가 아니라 후배들로 갈수록 그 격차가 벌어질 텐데 업계에서 어깨를 당당히 펴고 일할 수 있을지 염려된다”라고 말했다.

기본급이 낮고 취재비 비중이 큰 임금체계는 단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취재원과 자주 만나야 하고 출장이나 장거리 취재, 야근도 잦은 기자 업무 특성상 과거에는 취재비를 두둑이 받는 기존의 임금체계 장점이 많았다. 하지만 취재비 비중이 큰 현 임금체계는 어느새 단점이 많은 체계가 됐다”고 꼬집었다.

취재비 비중이 높아 실질 연봉이 낮다 보니 내 집 마련을 위한 대출 시 액수가 부족해 곤란함을 느낀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10년차 기자들조차도 연봉이 4000만원대에 불과해 은행에 갈 때면 초라해진다”고 했다.

10년차 정도 된 매경의 B기자는 “결혼 준비를 하면서 집을 사려고 백방으로 뛰어다녔지만 지금 연봉으로는 9억원대 아파트의 주택담보대출조차 40% 한도도 채울 수가 없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40% 콤보까지 더해지면 신용 대출도 전혀 나오지 않아 집 사는 걸 포기했다”고 말했다. 매경의 C기자는 “연봉의 100%인 신용 대출로는 화장실 한 칸도 살 수 없는 현실이지만, 그조차도 받을 수 없어 고연봉인 배우자 신용에 기대 겨우 신혼집 마련에 성공했다”고 했다.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해 연봉 인상에 성공한 타사 사례를 거론하기도 했다. 노조는 “지난 7월 편집국이 크게 술렁인 뉴스가 있다. 한경에서 전격적으로 기자직군에 월 35만원, 차장 이상 월 40만원의 취재비를 올려준다는 소식이다. 이는 연봉 5000만원 기준으로 임금 8.4% 인상에 준하는 파격적 인센티브였다”고 했다.

노보에 따르면 동아일보는 지난 6월 임단협을 통해 기본연봉을 3.5% 올리고, 성과연봉을 기본연봉의 0.5% 지급하는 내용의 협상을 타결했다. 서울경제는 지난 8월 기본연봉 5%를 인상하는 협상을 맺는 성과를 거뒀다. 한국일보는 5% 인상에 합의하면서 1%는 정률, 4%는 정액으로 인상해 세대간 균형을 맞췄다.

매경의 D기자는 노조에 “온라인 취재 강화와 변하는 미디어 환경으로 업무 강도는 나날이 세지고 있는데, 실질 임금은 매년 줄어든다고 체감되는 게 현실이다. MZ세대에게는 ‘임금이 복지’라는 관념이 확실한데, 매경이 인재들을 잡아둘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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ㅈㄲ 2021-10-11 00:16:14
매경이 항상하는말이 있는데 중소기업 대기업 신입연봉격차가 크니까 대기업사원연봉을 깍아야 한다는 것이다. 니네는 인터넷언론매체 수준으로 연봉이 아예 깍여야 한다

놀면뭐하니 2021-10-10 22:54:23
왜 남의 회사 임금과 본인 회사 임금을 비교하는해서 올려달라는지 이해불가네요...중소기업 다니는데 대기업만큼 월급 안 준다고 징징대야 정상인가요..? ㅡㅡ;;

심동석 2021-10-10 18:29:29
기자들 포함 웬만한 임금 노동자가 어떻게 9억짜리 집을 사서 원리금 상환을 할 수 있을지. 사회에 기여하는 바가 없는 경제지 신문 기자들이니 그냥 적당히 사는 게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