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위협에도 현장지킨 CNN 특파원, 아프간서 철수
탈레반 위협에도 현장지킨 CNN 특파원, 아프간서 철수
클라리사 워드 특파원팀 아프간 떠나… “얼굴 가려라” 탈레반 위협에도 질문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상황을 현장 취재하던 클라리사 워드 CNN 특파원이 현장에서 철수했다. 워드 기자와 그의 팀이 탈레반 대원으로부터 총기 위협을 받는 등의 상황까지 고스란히 보도됐다.

워드 기자는 15년 동안 최전방을 취재해온 CNN 수석 국제 특파원이다. 그는 탈레반이 점령한 카불에서 현장 취재를 해 큰 관심을 받았다. 그는 탈레반에게 “미국에 전할 메시지는 무엇인가”, “여성들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 등을 직접 물어 화제가 됐다.

[관련 기사: 탈레반에 “여성 어떻게 보호할지” 물은 CNN 기자]

워드 기자는 20일(현지 시각)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비행기 안에서 이륙 준비 중”이라며 미 공군 수송기에 탑승해 카불을 떠났음을 알렸다. 그가 트위터에 게시한 사진을 보면 비행기 안은 아프가니스탄을 떠나려는 사람들도 가득 차 있었다.

그는 이어 “팀과 300여명의 아프간 피난민들과 함께 도하(카타르)에 도착했다. 여러분 성원과 응원에 감사드리며 미 공군이 우리를 밖으로 내보내준 것과 카타르에서 환영해준 것에 감사하다. 우리는 운이 좋았다”라고 썼다.

▲클라리사 워드 CNN 수석 특파원 트위터.
▲클라리사 워드 CNN 수석 특파원 트위터.

워드 기자는 카불을 취재하면서 위험한 상황을 여러 번 겪었다. 지난 16일 올린 “Taliban told me to stand to the side ‘because I’m a woman’(탈레반이 나에게 옆으로 서라고 말했다: 내가 여자이기 때문에)” 리포트를 보면, 탈레반은 취재 중이었던 워드 기자에게 물러서라고 했다.

카불 공항을 취재하던 때는 동료가 탈레반 총에 위협 당한 일도 있었다. 19일 워드의 “Taliban fighters accost CNN reporter and crew”(탈레반 대원이 CNN 리포터와 크루에 위협적으로 말을 걸고 있다)를 보면, 탈레반 대원이 CNN 프로듀서를 상대로 총을 들고 위협하는 것 같은 모습이 보였다. 카메라는 크게 흔들리고 워드는 그들에게 진정하라는 손짓을 했다. 

▲CNN 유튜브 영상 캡처. 워드 기자가 카불에서 탈레반 대원에게 얼굴을 가리라는 말을 듣고 얼굴을 가리고 있다.
▲CNN 유튜브 영상 캡처. 워드 기자가 카불에서 탈레반 대원에게 얼굴을 가리라는 말을 듣고 얼굴을 가리고 있다.

이 리포트에서 워드 기자는 검은색 천을 이용해 몸을 가렸지만, 탈레반 대원이 “얼굴을 가리라”고 소리를 지른다. 이에 워드 기자는 얼굴을 가린 채 탈레반 대원에게 다가가 질문을 계속했다. 이후 “그가 나에게 얼굴을 가리라고 했다. 그러나 나에게 코멘트를 주진 않았다”고 리포트했다. 그가 취재하는 주변에선 계속 총소리가 났고 그럴 때마다 워드는 깜짝깜짝 놀라는 모습을 보였다. 

워드 기자는 20일 공개된 미국의 정치전문매체 더힐(THE HILL)과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나를 두고 ‘와, 이 여자는 겁이 없네’라고 말을 했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 나는 매우 무서웠다. 총알이 날아다니는 상황을 좋아하지 않는다. 나는 총소리가 날 때마다 움찔했다. 남들처럼 나도 총격을 싫어한다”고 말했다.

이어 “솔직하게 말하면 마음을 졸이게 하는 여행이었다. 우리(CNN 취재진)가 역사의 앞자리를 차지하게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목격자로서 정말 놀라운 순간들이었다”고 전했다.

더힐은 “미국이 카불 공항에서 수천명의 미국인들과 아프간 동맹국들을 계속 대피시키고 있는 가운데 많은 기자들이 이번 주 초에 이 나라를 떠났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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