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새마을호 승무원들, 서울역서 단식농성

3일 철도노조 기자회견…"비정한 철도공사와 무책임한 정부에 단식으로 항의"

2007-07-03     김종화 기자

"1년이 훨씬 넘는 정리해고 기간에 점점 잊혀져 가는 현실이 무섭습니다. 이철 사장과 철도공사 경영진의 비정한 경영방침과 무책임한 정부, 비정규직을 차별하는 사회분위기에 단식으로 항의하는 바입니다. 하루빨리 KTX와 새마을호로 돌아갈 수 있기를 고대합니다."

전국철도노조 KTX·새마을호 승무원들이 정리해고 철회와 철도공사 직접고용을 촉구하며 3일부터 서울역에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앞서 KTX·새마을호 승무원들은 지난해 5월과 연말에 각각 철도공사의 정리해고에 항의하는 단식농성을 진행한 바 있다.

KTX·새마을호 승무원 85명은 3일 오전11시 서울역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었으며, 이들 중 31명은 서울역에서 천막을 치고 박성수 철도노조 수석부위원장과 함께 단식을 시작했다. 이들은 공공부문 비정규직대책에서 이들 문제가 제외돼 해결이 어려워졌고, KTX와 새마을호 승무원들이 해고된 지 각각 1년과 6개월이 넘었지만 철도공사가 해결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어 단식농성을 택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상수 노동부 장관은 올해 초 "철도공사가 KTX 승무원들을 직접 고용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대책에 맞춰 해결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 약속은 끝내 지켜지지 않았다. 철도노조 KTX·새마을호 승무원들은 "이 단식이 비정규직 차별과 탄압에 익숙한 이철 사장 이하 철도공사 경영진의 양심을 움직일지 알 수 없다"며 "그러나 차별과 탄압에 저항하는 KTX 새마을호 승무원들의 의지는 누구도 꺾을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민세원 KTX승무지부장은 "약자인 노동자가 생존권을 걸고 나섰을 때는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 보도해야 하는데 점거했다, 연행했다, 삭발했다, 단식한다 등 단발성 보도로만 그쳐 아쉽다"며 "일반 대중이 원인과 사실을 알고 판단할 수 있게 언론의 제 역할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철도노조는 오는 13일 KTX 승무원 파업 500일을 맞아 9일과 13일에 집중 집회를 가질 예정이다.

KTX승무지부는 자신들을 맡아 관리하던 철도유통이 2005년 11월 노조 간부 승무정지 및 선별 재계약 방침을 통보한 데 반발해 2006년 3월부터 '부실 자회사 위탁이 아닌 철도공사 직접 고용'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했다. 민주화를위한변호사모임은 "KTX승무원 자회사 채용은 위탁을 가장한 불법파견"이라는 해석을 내놓았고, 전윤철 감사원장도 "철도공사 직접 고용이 맞다"고 밝혔으나 철도공사는 그 해 5월15일 파업승무원 전원을 정리해고 했다.

새마을호 여승무원들은 KTX관광레저(현 코레일투어서비스)로의 외주위탁을 거부해 지난 1월1일 정리해고 당한 뒤 KTX 승무원들과 공동투쟁을 벌이고 있다.

한편 철도공사는 "애초 KTX·새마을호 승무원 문제는 공공부문 비정규직대책 논의 대상이 아니었다"며 "현재 철도공사는 승무원 개개인의 일자리 제공을 위해 다양한 대안을 놓고 노조 쪽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