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승무지부 투쟁 , 언론 관심 촉구한다!

[미디어 바로미터] 강혜란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소장

2007-03-07     강혜란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소장

KTX 승무지부 노동자들이 ‘올해의 여성운동상’을 수상하였다. 이 상은 매년 열리는 3·8여성대회에서 민주주의와 성평등 실현에 큰 기여를 한 인물이나 단체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수상 이유는 ‘공공부문의 무분별한 외주화’ ‘여성노동자의 비정규직화’ ‘철도안전의 공론화’라는 문제의 중심에서 당당히 맞서 싸워 온 점을 높이 평가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미 파업이 시작된 지 1년이 넘었으나 문제해결의 실마리는 보이지 않고 있으며, 얼마 전 열린 파업 1주년 집회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매우 저조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특히 언론의 관심은 더욱 그러하다.

언론의 무관심 이유는?

그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집약될 수 있다. 

첫째, 언론은 사회적 약자의 문제를 구조적으로 접근하기보다는 피해자의 관점에서 다루는데 익숙하다. 또 이는 언론이 갖고 있는 주류적 시선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일반적으로 언론의 시선은 ‘고학력’ ‘중산층 이상’ ‘비장애인’ ‘남성’의 관점에서 유지된다. 이는 개별 언론인이 어떠한 사회적 배경을 가지고 있는가와는 무관하게 보여지는 문제로, 사회적으로 제기되는 이슈를 선택함에 있어 이러한 시선을 일관되게 드러낸다. 때문에 KTX문제와 같이 ‘여성의 문제’ ‘노동자의 문제’로 집중되는 사안에 대한 관심은 늘 저조하다. 그나마 언론이 사회적 약자에 대해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는 순간은 주로 이들이 피해자로 형상화되는 경우다.

둘째, 언론은 단순하게 전달할 수 있는 내용만을 선호한다.

KTX 문제의 경우 신자유주의 흐름 속에서 나타나고 있는 다양한 형태의 차별을 복합적으로 드러내는 사안이다. 특히 ‘공공부문의 무분별한 외주화’ ‘여성노동자의 비정규직화’가 결합된 사안으로 이것이 가지는 사회적 의미를 전달하고 적절한 해결책을 공론화하는 문제는 현재의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언론은 이렇게 설명 그 자체가 매우 복잡한 사안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개입하려 하지 않고 있다. 문제는 이미 많은 사회적 의제들이 단순화하기 어려운 형태로 결합되고 있고 이러한 문제에 대한 시민들의 알 권리가 매우 중요함에도 이러한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셋째, 오랫동안 지속되는 이슈에 대한 무관심이다. 

물론 언론이 새로운 것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그러나 많은 이슈들이 서울YMCA의 여성회원 성차별사안이나 정신대 할머니들의 오랜 싸움처럼 매주 또는 매월 사회적 관심을 호소하면서 지속되고 있다. KTX 문제도 지난 1년 동안 해결될 듯 지속되어 왔다. 언론의 관심은 그 이슈가 얼마나 보도되었는가보다는 어떻게 해결되었는가에 초점을 맞추어져야 한다. 언론의 관심이 문제 해결의 중요한 실마리로 기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식적인 합의 도출로 시민 안전 지켜야

KTX 승무지부 노동자들이 원하는 것은 대단한 것이 아니다. 그저 동일한 노동에 동일한 대우를 해주는 지극히 상식적인 일이다. 그리고 그들에 대한 차별의 결과로 철도공사가 취할 수 있는 이익 또한 그리 크지 않다. 철도공사의 3급 이상 고위직 직원들의 임금 인상률을 1% 줄여 승무원 외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KTX 승무원 직접고용을 촉구하는 교수모임’의 제안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또한 이러한 불안정한 상황의 유지가 KTX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안전에 결정적인 위협이 된다는 사실도 간과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KTX 승무지부의 투쟁에 대한 언론의 관심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