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승무원 없는 KBS 특집프로?
1일 방영예정 특집프로 연기요청…철도공사 일방적 홍보 우려
파업 중인 KTX승무지부 조합원 150여명이 30일 오후 3시 KBS를 항의 방문해 KTX 2주년을 조명한 특별기획 프로그램의 방영연기를 촉구했다.
승무원들은 KBS가 4월 2일 방영예정인
여승무원들 "철도공사의 일방적 홍보만 담고 있다" 주장
시위에 참가한 한 승무원은 "철도공사가 일일업무보고서에 공영방송인 KBS 특집 프로그램을 2주년 행사의 일환으로 올려놨다"며 "여승무원들이 파업하고 있는 이 시점에 철도공사의 성공적인 면만을 다룬 프로그램이 나가게 되면 결국 승무원들의 권리를 찾기 위한 파업은 묻혀버리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이 승무원은 "우리의 요구는 우리의 입장을 담아달라거나 방영금지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파업에 대해 철도공사가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일 때까지 방영을 미뤄달라는 것뿐"이라고 덧붙였다.
승무원들이 방영연기를 요청한 특집프로그램은 대전 KBS가 제작한 2시간 짜리 다큐멘터리다. KBS는 KTX 2주년을 맞아 성과를 조명한다는 취지로 6개월 전부터 이 프로그램을 기획 제작했다.
승무원들이 항의서한을 전달하기 위해 정연주 사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시위를 계속할 움직임을 보이자 전국언론노조에서 중재에 나섰다.
이 중재로 KBS 관계자와 KTX 승무지부 대표단의 자리가 만들어졌다. KBS 김동주 뉴스네트워크팀장은 이 자리에서 승무원들의 고충과 의견을 지역총국장에게 전달해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 팀장은 "사장이 이 자리에 있어도 프로그램의 방영과 편성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고 설명하고 "하지만 프로그램을 제작한 대전총국에 승무원들이 주장하는 문제점에 대해 권고하겠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또 대전총국에 문의한 뒤 "프로그램에 여승무원을 담은 화면과 일방적인 홍보내용은 없다"고 해명하고 "파업중인 여승무원의 현실을 충실히 보도하겠다"는 뜻도 전달했다.
경적과 함성을 지르는 평화적인 방법으로 시위를 진행했던 승무원들은 KBS 관계자와의 면담을 마친 오후 5시께 자진 해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