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은 사회 분열 조장 민주주의 위협 플랫폼"

페이스북 내부고발자, 미국 상원 청문회 출석해 "안전과 유익보다 성장과 이윤을 늘 우선" "페이스북이 스스로 바뀌도록 기다려주는 건 소용없는 일" "페이스북이 어떻게 당신을 통제하고 있는지, 페이스북 말고는 모른다"

2021-10-07     정철운 기자

페이스북 내부고발자 프랜시스 하우건이 지난 5일 미국 상원 통상·과학·교통위원회 산하 소비자보호·제품안전·데이터보안 소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했다. 앞서 그는 페이스북이 이윤을 위해 의도적으로 허위정보와 증오를 재생산하는 알고리즘을 구성해왔다고 폭로했다.

그는 페이스북이 지난 1월6일 극우세력의 미국 국회의사당 습격 사건의 조직화에 기여했다고도 주장했으며, 페이스북이 유명인의 인종 혐오 발언이나 가짜뉴스 게시물을 삭제하지 않았고, 자회사인 인스타그램도 특정 게시물이 청소년의 자살률을 높이는 등 유해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지우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우건은 청문회 모두 발언에서 “페이스북에 입사할 때만 해도 페이스북은 우리가 가진 훌륭한 잠재력을 끌어낼 수 있는 좋은 플랫폼이라는 기대에 부풀어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제가 오늘 이 자리에 나오게 된 건 페이스북이 아이들에게 직접적인 해를 끼치고, 사회의 분열을 조장하며,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플랫폼이라는 걸 말씀드리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하우건은 “경영진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더 안전하고 유익한 플랫폼으로 만들 수 있었지만 성장과 이윤을 늘 우선시했다. 의회와 시민사회 도움 없이 페이스북은 스스로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 단언했다. 수석 프로덕트 매니저였던 그는 자신이 “페이스북에서 가짜뉴스를 감지해 확산을 막는 일과 외국 정부나 세력의 스파이 행위를 막는 일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페이스북 밖에 있는 사람들은 누구도 페이스북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정확히 모른다. 제가 의회에 건넨 페이스북의 자료들은 페이스북이 아이들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 인공지능 시스템의 영향력, 분열을 조장하는 극단적인 메시지의 확산을 방조하고 오히려 부추기는 데 페이스북이 한 역할에 관해 페이스북이 자체 연구를 통해 내부적으로 이미 알고 있던, 하지만 밖에는 끝내 감추려 했던 불편한 진실들을 담은 자료”라고 설명했다.

하우건은 “소셜미디어가 완전히 투명하게 운영되도록 하는 것만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면서 “그냥 이대로 두면 페이스북은 공익, 우리 모두의 이익에 반하는 결정을 계속 내릴 것”이라 주장했다. 그는 “페이스북은 우리가 보고 듣는 정보를 고르고 통제한다. 우리의 세계관이 페이스북의 영향에서 자유롭다고 말하기 어려울 정도다. 수많은 사람의 가치관, 사고방식, 감정과 행동에 이토록 깊은 영향을 미치는 회사를 제대로 감독할 장치가 없다는 건 큰 문제”라고 강조했다. 

하우건은 “지금 페이스북이 당신의 감정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어떻게 당신을 통제하고 있는지 페이스북 말고는 누구도 정확히 모른다. 페이스북은 알고리듬 자체를 꼭꼭 숨겨놓았다. 페이스북은 고객의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데이터를 줄 수 없다고 말하지만 이는 명백한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 가운데 누구도 페이스북의 주장을 검증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고 덧붙였다. 

하우건은 규제 당국을 향해 “페이스북의 선의를 절대로 믿어줘선 안 된다. 이는 마치 국토교통부가 고속도로 CCTV만 대충 보면서 자동차와 도로 안전을 규제하는 거나 다름없을 것”이라고 했다. 또 “페이스북은 지금과 같은 가짜뉴스, 분열을 조장하는 음모론은 언론의 자유를 위해 어쩔 수 없이 감내해야 하는 필요악 같은 거라고 말할 것이다. 공공이 페이스북을 감독하게 되면 당신의 개인정보도 모두에게 노출되는 수밖에 없다고 협박 아닌 협박을 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모두가 노력하면 페이스북을 바꿀 수 있지만, 페이스북이 스스로 바뀌도록 기다려주는 건 소용없는 일이다. 페이스북은 스스로 변화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고, 지금 행동에 나서지 않으면 페이스북은 갈수록 점점 더 극단적인 메시지만 난무하는 분열과 폭력의 플랫폼이 되고 말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의회가 페이스북이 반드시 지키고 따라야 하는 법을 바꿀 수 있다”며 게임의 룰을 바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페이스북은 “우리는 허위정보와 위험 콘텐츠 확산을 막을 중대한 발전을 이뤄내고 있다. 우리가 나쁜 콘텐츠를 장려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힌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