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자녀 비판하던 곽상도, 아들 논란엔 "내 위법 없어"…"내로남불"
의원직 사퇴 기자회견, 아들 화천대유 취업후 후원금 증가한 이유는? "그 사람들한테 물어보라" "특검 거부, 숨기는자가 범인" vs "곽, 내로남불…돈 받은자가 범인"
화천대유로부터 퇴직금 50억원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국민의힘에서 탈당한 곽상도 의원이 2일 의원직을 사퇴했다. 곽 의원은 그동안 그렇게 문재인 대통령 자녀 의혹을 비판했으면서 본인 아들 문제 논란이 된 점을 지적하자 “제가 위법한 일을 한 게 없다”고 밝혔다.
아들이 화천대유에 취업한 이후 정치후원금이 2500만원 늘었다는 의혹에도 그는 “그 분들에 물어보라”고 무성의한 답변을 내놓았다.
곽 의원의 의원직 사퇴에 여야는 엇갈린 반응을 내놓았다. 국민의힘은 곽 의원 사퇴를 계기로 특검을 거부하고 있는 민주당을 비판하면서 숨기는자가 범인이라고 비판하고 나선 반면, 민주당은 곽 의원만으로 꼬리자르기 하지 말라며 돈 받은 자가 범인이라고 반박했다.
곽 의원은 2일 오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이번 사안과 관련해서는 어떤 말씀을 드려도 오해를 더 크게 불러일으킬 뿐 불신이 거두어지지 않아 국회의원으로서 더 이상 활동하기 어려워 의원직을 사퇴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곽 의원은 “이재명 후보가 직접 수익구조를 설계했다고 하는 대장동 개발사업으로 화천대유는 7000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고 하고, 이재명 시장 심복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체포되어 수사 중이라고 한다”며 “대장동 개발사업의 몸통이 누구이고, 7000억원이 누구에게 귀속되었는지도 곧 밝혀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곽 의원은 “제 아들이 받은 성과퇴직금의 성격도, 제가 대장동 개발사업이나 화천대유에 관여된 것이 있는지도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며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요청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곽 의원은 수사 주체를 두고 “검경 수뇌부, 수사팀 검사들이 정권 친화적인 성향으로 구성되어 있어 철저하고 공정한 수사가 될 것인지 의문이므로 특검을 통해 수사가 진행되기를 간절히 희망한다”고 요구했다.
곽 의원은 이어진 프레스라운지 백브리핑에서 ‘퇴직금 성격’에 대한 기자 질의에 “저도 몰랐는데, 많은 퇴직금을 받은 분들이 나오고 있다”며 “양 전무 110억원을 받았다고 하고, 이들에 지급한 자료가 있기 때문에, 저와 연관지어 특혜라 할 수 있는 것인지 살펴봐달라”고 말했다.
‘아들이 화천대유 취업한 이후 곽 의원에 준 정치후원금 2500만원이 늘었다는 보도가 있는데, 이들이 후원금을 낸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느냐’는 질의에 곽 의원은 “그건 그분들에 여쭤보는게 좋겠다”며 “저는 규정에 따라 진행된 것이어서 저로서는 답변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그동안 대통령 자제들에 공세를 취했던 분이 본인도 아들 문제로 논란이 됐는데 어떻게 보느냐’는 ‘내로남불’ 관련 질의에 곽 의원은 “제가 위법한 일을 한 게 없다”며 “제가 뭔가 한 게 없다. 찾아봤다면서요. 제가 뭐라도 했으면 그건 이렇다 저렇다 설명하면 되는데, 제가 설명할 상황도 없다”고 말했다.
처음에 아들 월급 230만원 받았다고 하지 않았느냐는 질의에 곽 의원은 “제3자들 간에 일어난 얘기이기 때문에, 이런 것까지 알 수가 없다”며 “제가 하는 일이 아니니 가서 물어보고 확인할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곽 의원은 아들의 반응을 두고 “당황스러워 하고 어려워 한다”며 “(언론보도에) 익숙치 않아 황당해하고 그렇다”고 전했다.
검찰 수사와 관련해 곽 의원은 “유동규라는 분을 조사하면 답이 다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유동규씨의 휴대폰도 압수가 안됐다는 질의에 곽 의원은 “이 사업의 수익구조를 설계한 분과 금전거래가 있었다면 정말 큰 문제가 아니겠느냐”며 “아직 피의사실이 안나와 모르지만, 그렇다면 수익체계 자체를 서로 짜고 했다는 것 아니냐. 그 문제 때문에 모든 일들이 파생됐다고 본다”고 추측했다.
그는 특검의 필요성과 관련해 “공정하고, 철저히수사하는 것에 모든 분들이 동의할텐데, 정권에서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구조로 수사해서는 나중에 또 2차 특검이 생길는지 모른다”며 “이참에 자꾸 수사할 게 아니고 확실하게 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고 주장했다.
이날 곽 의원 의원직 사퇴 기자회견 이후 정치권 반응은 엇갈렸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곽상도 의원의 정권교체를 위한 결기있는 판단에 머리숙여 감사한다”며 “이렇게 밖에 하지 못한 죄송한 마음을 항상 품고 정치하겠다”고 썼다. 그는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곽상도 의원님의 결기에 이어 더 강하게 특검을 거부하는 민주당을 지적해달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에게도 이 대표는 “하루속히 특검을 수용해 성역없는 수사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며 “특검을 거부하는 쪽이 범인”이라고 강조했다.
김병민 윤석열 캠프 대변인도 이날 논평에서 “이재명 게이트의 진실을 밝히는 길에 어떤 성역도 존재해선 안된다는 국민 여론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곽 의원 자신이 진상 규명에 걸림돌이 되지 않겠다는 판단에 따라 결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김 대변인은 “이재명 후보도 이제 경기지사직을 내려놓고 수사에 성실하게 협조해야 한다”며 “이 후보는 무엇이 두려워 특검을 거부하고, 측근을 측근이라 부르지 못하는 비겁한 행동을 하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 지사의 핵심 측근 유동규 전 본부장이 체포된 상황에도 꼬리 자르기에만 골몰하는 이 지사의 태도는 ‘대통령감’이 못됨을 스스로 광고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용기 이재명 캠프 대변인은 곽 의원의 의원직 사퇴 기자회견에 “국민의 마음은 헤아리지 못하고, 본인 아들의 마음만 헤아리기로 작심한 모양”이라며 “반성은 없고, 망상만 있는 사퇴 기자회견으로 국민들은 또다시 분노하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 대변인은 “떠나면서까지 국민들에게 염장을 질렀다”며 “자신의 가족사로 상처받은 국민들과 청년들에게 최대의 예의를 갖추어 다시 사과해라”고 촉구했다.
김진욱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내놓은 논평에서 “사필귀정”이라면서도 “‘아빠 찬스’ 감시자로서의 역할을 자임했던 곽 의원은 오늘도 아들의 ‘50억 퇴직금’ 앞에서는 내로남불의 모습을 보였다”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늦게라도 곽 의원이 위선의 가면을 벗은 것은 다행스럽지만, 국민과 청년세대에게 안긴 박탈감과 좌절감에 대해서는 평생 사죄하며 살아야 할 것”이라며 “나아가 곽상도 의원의 탈당과 의원직 사퇴가 꼬리 자르기가 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곽 의원도 아들 퇴직금 50억 원에 대해 철저한 수사를 받아야 한다”며 “지금은 정쟁이 아닌 신속한 수사가 먼저다. 국민은 ‘돈 받은 자가 진범’임을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