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절한 아프간 탈출, '모가디슈'가 떠올랐다
지난달 개봉한 모가디슈… 탈레반의 아프간 점령 상황 맞물리며 300만 넘기나
류승완 감독의 영화 ‘모가디슈’가 국제 상황과 맞물리며 장기 흥행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개봉 후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하는 사태가 발발하면서 현실과 영화 속 상황이 겹친다는 평이 나오고 재차 이목을 모으고 있다.
모가디슈는 1991년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에서 내전으로 인해 고립된 한국 대사관과 북한 대사관 관계자들의 생사를 건 탈출을 그렸다. 영화는 1991년 소말리아 주재 강신성 대사가 소말리아 내전 속에서 탈출로가 막힌 채 북한 대사 관계자들과 함께 합동 탈출 작전을 펼친 실화에 기반한다. 영화는 소말리아를 탈출하려는 대사관 관계자들의 험난한 경로와 차를 타고 벌이는 추격전 등을 잘 그려내 호평을 받고 있다.
[관련 기사: 생존목표 사회, ‘모가디슈’ 의 서먹한 연대가 끌린 이유]
모가디슈는 개봉 이후 4주 연속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8월 셋째주 기준 누적 관객수 278만명을 돌파했다. 이와 같은 속도를 유지한다면 올해 첫 300만 관객 돌파라는 기록을 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모가디슈를 제공·배급하는 롯데엔터테인먼트는 모가디슈 장기 흥행 이유로 현재 국제 정세와 맞닿은 시의성 있는 메시지를 꼽았다.
롯데엔터테인먼트는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상황으로 안타까움을 더하는 현 국제 상황이 모가디슈 속 고립된 대사관 사람들의 모습을 떠오르게 만들며 영화가 전하는 메시지를 되새기게 한다”고 밝혔다.
탈레반은 지난 15일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탈레반이 아프간을 점령한 이후 미국인과 아프간 조력자 8만여 명이 아프간을 탈출했다고 한다.
현재 아프가니스탄 상황과 모가디슈를 함께 주목한 기사도 적지 않다. ‘영화 모가디슈 떠올리게 한 아프간인 국내 이송작전’(아시아경제), ‘총성이 난무한 공항, 살아야 했다 영화 모가디슈 방불케 한 아프간 탈출 상황’(세계일보) 같은 기사들이 대표적이다. 이 기사들은 현지시각 24일 CNN이 전한 아프가니스탄의 유명 여성 가수 아리아나 사예드가 아프간을 탈출한 과정을 보도하면서 “영화 모가디슈를 떠올리게 한다”고 전했다.
그 외에도 ‘카불이 아닌 모가디슈’(주간경향), ‘모가디슈보다 더 영화같은 탈출 워싱턴 공항서 만난 카불 탈출 선발대’(SBS), ‘영화 모가디슈 보니 아프간 사태 더 안타까워’(한겨레) 등 기사가 카불(아프간 수도)을 탈출하는 현재 상황과 모가디슈의 상황이 비슷하다고 전했다.
SBS 워싱턴 특파원은 24일 카불공항에서 탈출한 선발대가 워싱턴 덜레스 공항으로 입국하는 장면을 전하면서, 탈출에 성공한 사람들이 “공항 외곽에서 사람이 총에 맞아 죽는 장면을 봤다”고 증언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카불 공항 내부는 미군이 주둔하고 있지만 공항 외부는 탈레반이 지배하고 있어서 총질과 수류탄이 오가는 상황이라고 전했다.